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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 서울고등법원(인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2025노10 선고 2025.05.14 형사
서울고등법원(인천)
법원
2025.05.14
선고일
2025노10
사건번호
형사
사건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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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황성규(기소), 정광수(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도헌 담당변호사 박정은 외 1인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2. 20. 선고 2024고합318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동영상(이하 ‘이 사건 동영상’이라 한다)을 촬영(이하 ‘이 사건 촬영’이라 한다)하는 행위의 경우, ① 피해자는 성적인 동영상을 촬영하여 소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자이고,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촬영 당시 대등한 연인관계였던 점, ②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지한 동의하에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한 점, ③ 피해자와 함께 보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하여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한 점, ④ 이 사건 동영상에 변태적·가학적인 성행위를 하는 모습은 담겨있지 않은 점, ⑤ 이 사건 동영상에 피해자의 얼굴이 노출되는 장면이 없는 등 이 사건 동영상만으로는 등장하는 여성이 아동·청소년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사리분별력 있는 피해자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의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고, 피고인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등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원심이 이를 면제한 것은 부당하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다거나 개인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영상의 제작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그 동기 및 경위,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청소년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청소년과 영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하여 이 사건 촬영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아래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촬영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2023. 11. 10.경부터 11. 20.경 사이에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뒤 잠이 들었는데, 그때로부터 2~3일 뒤 피고인의 휴대전화의 갤러리를 보던 중 위 성관계를 한 날에 찍은 영상으로서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성인 기구를 사용하는 등의 성적인 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이 사건 동영상이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 있음을 발견하였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동영상을 지우라고 요구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동영상을 삭제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해자 진술의 세부내용이 다소 불분명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아래 2)항에서 보듯 피해자가 이 사건 촬영 당시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동영상을 발견하였을 당시 1번 본 것에 불과하고 그때로부터 1년이 지난 뒤에야 원심 법정에서 증언을 하였기에 이 사건이나 이 사건 동영상에 관한 기억이 퇴색되었을 수 있으며, 진술의 주요 부분에서 구체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를 들어 이 사건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것은 아니다.
나) 피해자의 친구 중 성적인 동영상이 유포되어 피해를 입은 친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는 성적인 영상을 촬영하였다가 유포됨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피해의 정도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어 성적인 영상의 촬영을 상당히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성관계 동영상 촬영 요구에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동의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성적인 동영상의 촬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피해자가 이를 계속 거절해 왔을 가능성이 높다.
다) 피해자는 이 사건 촬영이 있은 날로부터 며칠 뒤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보다가 이 사건 동영상을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피해자의 행동은 이 사건 촬영에 동의하여 그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려우며, 피해자가 이 사건 촬영 당시 그 촬영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가 며칠 뒤 이 사건 동영상의 존재를 발견하였을 때 비로소 이 사건 촬영 사실과 이 사건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본다면 위 행동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라)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지한 동의하에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법원의 피고인신문에서는 피해자와 함께 보기 위하여 이 사건 동영상을 찍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변호인은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하여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하였다고도 주장하였으나, 피고인은 위 피고인신문 당시 개인적으로 소장하기 위하여 촬영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수사기관에서는 ‘그냥 궁금하여 찍었다’고만 진술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의 앞·뒤 모습을 전부 촬영하였고 이 사건 동영상에 피해자의 얼굴도 나온다고 진술하였다가 위 피고인신문에서는 피해자의 뒷모습만 촬영하여 이 사건 동영상에 피해자의 얼굴 등이 나오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등 영상의 내용에 관한 진술도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 등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한 목적과 이 사건 동영상의 기본적인 내용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조차 신빙할 수 없는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피해자의 동의하에 이 사건 동영상을 촬영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2)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촬영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 촬영 당시 술에 취해 있었기에 당시의 상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성적인 영상물을 촬영하여 소장한다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을 개연성이 높아 보이는바, 위와 같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피해자의 동의를 성적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
3)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인 행위를 하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는 영상물을 제작하였다면 그것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① 이 사건 동영상에 피해자의 얼굴 등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부위가 담겨있지 않아 이 사건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피해자인지 여부를 식별할 수 없거나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하기 어려웠다는 등의 사정이나, ② 이 사건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성적인 행위가 통상적인 연인간의 성관계에 불과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위 제작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
3.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양형 사유는 대부분 원심에서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관하여 새롭게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의 나이와 성행,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양형 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공개·고지명령 기각 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과거 성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징역형의 선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신상정보 등록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이 사건 범행의 동기·내용 및 결과, 공개·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하여 달성할 수 있는 성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효과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인정한 다음 이에 기초하여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정보의 공개·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영우(재판장) 강경민 장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