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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 인천지법

계약관계존재확인

2005가합12625 선고 2006.01.12 민사
인천지법
법원
2006.01.12
선고일
2005가합12625
사건번호
민사
사건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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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하겠다는 견적서를 제출하여 학교측과 식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산 명란을 공급한 경우, 제반 사정상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하여야 할 의무가 위 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학교장이 계약을 맺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라고 보기 어려워 위 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하겠다는 견적서를 제출하여 학교측과 식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산 명란을 공급한 경우, 제반 사정상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하여야 할 의무가 위 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학교장이 계약을 맺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라고 보기 어려워 위 계약 위반을 이유로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105조,제543조

전문

원 고

피 고
인천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정섭)
변론종결
2005.12.22.
주 문

1. 원고와(학교명 생략)초등학교장 사이의 2005. 2. 25.자 식품공급계약에 기한 식품공급권이 원고에게 있음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5호증, 갑2, 6호증의 각 1, 2, 을1, 2, 7, 14 내지 17호증, 을3호증의 1, 2의 각 기재(을3호증의 1은 갑1호증과 같다.) 및 증인소외 1,2,3의 각 증언(을7호증의 기재 및 증인소외 2의 증언 중 각 아래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학교명 생략)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고, 원고(2005. 9. 15. 그 상호를 ‘주식회사(생략)’에서 ‘주식회사(생략)’으로 변경하였다.)는 식품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05. 2. 25. 이 사건 학교장(학교급식법에 따라 학교급식을 실시할 권한을 가진다.)과 사이에 같은 해 3. 1.부터 2006. 2. 28.까지 이 사건 학교에 수산물과 건어물을 공급하기로 하는 식품공급계약을 맺으면서, 그 해지사유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제8조 (해약)
① “을”(원고)이 본 계약을 사전 통보 없이 위반하였을 경우
④ 납품단가가 소매단가보다 높거나 물건의 질이 낮을 경우
⑤ “을”(원고)이 물품 납품과정에서 고의, 중대한 과실로 급식에 차질을 초래하거나 물의를 야기시킨 경우
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맺기에 앞서 이 사건 학교에 공급할 수산물 중 명란에 관하여 공급단가는 1㎏당 18,000원, 원산지는 러시아로 된 견적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학교장에게 제출하였고, 이 사건 학교장과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맺으면서 공급식품의 단가를 정한 내역서를 작성하여 계약서에 첨부하기로 하였으나, 이후 내역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아니하였다.
라. 이 사건 학교는 2005. 7. 15. 이 사건 계약에 기하여 원고로부터 명란(알탕용) 17㎏을 1㎏당 18,000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그 원산지를 명시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같은 달 19. 이 사건 학교에 이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원고는 2005. 6.경 평소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받아 오던 영풍수산과 진성수산으로부터 공급할 재고물량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서 같은 달 3. 나인수산유통으로부터 미국산 명란 10상자를 공급받았다가, 같은 해 7. 19. 이 사건 학교에 그 중 17㎏을 가공하여 공급하면서 거래명세서와 포장용기에 러시아산 명란이라고 표기하였다.
바. 이 사건 학교에서는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명란으로 알탕을 조리하여 학생들에게 급식을 실시하였고, 이로 인하여 학생들에게 어떠한 질병이나 건강상의 위해는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사. 이 사건 학교장은 2005. 8. 1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뜻이 담긴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그 무렵 도달하게 하였다.
아. 이 사건 학교장은 2005. 8. 22.소외 4 주식회사(이하 ‘소외 4’라 한다)와 사이에 같은 달 29.부터 2006. 2. 28.까지 수산물과 건어물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고, 알래스카산(미국산)과 러시아산 구분 없이 모두 1㎏당 18,500원에 명란을 공급받아 이 사건 학교의 급식에 사용하고 있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대한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이 사건 계약에 기한 식품공급권이 원고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반면, 피고는 원고가 미국산 명란을 러시아산인 것처럼 원산지를 표시하여 공급한 행위가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 4, 5항의 각 해지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건 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가 러시아산이 아니라 미국산 명란을 공급하여 사전 통보 없이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학교장이 이 사건 계약서에 명란의 원산지를 기재하거나 원고에게 공급요청을 하면서 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맺기 위해 이 사건 학교장에게 제출한 견적서 및 이후 명란을 공급하면서 작성한 거래명세서와 포장용기에 러시아산이라고 기재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학교에 미국산 명란을 공급함으로써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계약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려면 위 의무가 이 사건 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학교장이 이 사건 계약을 맺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이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7. 4. 7.자 97마575 결정 참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사정, 즉 원고가 공급한 명란으로 학교급식이 차질 없이 실시된 점, 이 사건 학교장은 원고로부터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하겠다는 견적서를 제출받고 이 사건 계약을 맺었을 뿐 명란을 러시아산으로 특정하여 공급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은 점(이 사건 학교쪽에서 러시아산 명란을 공급해줄 것을 요청하였다는 취지의 을7호증의 기재 및 증인소외 2의 증언은 증인소외 1의 증언에 비추어 믿지 아니한다.), 이 사건 학교장이 원고와의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이후소외 4와 사이에 러시아산 명란과 같은 가격에 미국산 명란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명란을 러시아산으로 공급하여야 할 의무는 그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정도로 주된 채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4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가 소매단가보다 높은 단가에 러시아산보다 질이 낮은 미국산 명란을 공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4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10호증, 을13, 15호증, 을18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나인수산유통으로부터 미국산 명란을 22.5㎏들이 1상자당 240,000원(1㎏당 10,666원,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에 공급받은 사실 및 시중 도매상에서 22.5㎏들이 1상자당 미국산 명란은 185,000원에서 230,000원까지(1㎏당 8,222원에서 10,222원까지), 러시아산 명란은 330,000원 가량(1㎏당 14,666원 가량)에 각 거래되는 사실이 각 인정되나, 이와 같이 이 사건 계약상 명란의 공급단가인 1㎏당 18,000원이 위 각 도매단가보다 높다거나 미국산 명란의 도매단가가 러시아산 명란의 그것보다 낮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상의 공급단가가 소매단가보다도 높다거나 원고가 공급한 미국산 명란의 질이 러시아산의 그것보다 낮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이 사건 학교장이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후소외 4와 사이에 러시아산과 미국산을 구별하지 않고 이 사건 계약상의 공급단가보다도 높은 1㎏당 18,500원에 명란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4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도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라.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5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가 원산지를 다르게 표시하여 명란을 공급함으로 인하여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학교의 운영위원회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도록 하는 등 물의를 야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5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명란을 공급받은 나인수산유통이 러시아산 명란을 취급한 적이 없었다는 취지의 을1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갑3호증의 1 내지 4, 갑4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증인소외 1의 증언에 비추어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미국산 명란을 러시아산인 것처럼 원산지를 다르게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가사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인정한 사정 즉, 원고가 공급한 명란을 조리하여 급식을 실시하였으나 학생들에게 아무런 질병이나 건강상의 위해도 발생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학교장은 이 사건 계약의 해지 이후소외 4와 사이에 원산지와 관계없이 같은 가격에 명란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학교의 운영위원회의 심의 결과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는 취지의 을9, 1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소외 3의 증언과 피고 산하의 인천광역시 서부교육청 교육장이 원산지 표시에 관하여 업무지침을 내렸다는 취지의 을19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함으로써 물의를 야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5항의 해지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도 역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계약에 대한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학교장이 2005. 8. 12. 한 해지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고, 이 사건 계약은 유효하게 존재하여 그에 기한 식품공급권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며,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다면서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현주(재판장) 방웅환 김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