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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 서울고등법원

장기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처분취소

2023누55469 선고 2024.08.29 일반행정
서울고등법원
법원
2024.08.29
선고일
2023누55469
사건번호
일반행정
사건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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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원고, 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병철)
피고, 피항소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11. 선고 2022구합83441 판결
변론종결
2024. 7. 11.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2. 4. 7. 원고들에게 한 장기요양급여비용 616,733,800원의 환수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인천 계양구 계양문화로 15에서 노인요양시설인 ‘(상호 생략)’(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설치·운영해 오고 있는바, 이 사건 요양원의 정원은 48명이고, 현원은 평균적으로 약 46명이다.
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 에 의하면, ① 입소자가 30명 이상인 경우 위생원 1명을 두어야 하는바(입소자가 100명을 초과할 때마다 1명 추가), 다만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에는 위생원을 두지 않을 수 있고(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2조 제1항 [별표 4],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② 만일 요양원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 피고는 그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 제1항 제4호, 이하 ‘이 사건 환수규정’이라 한다).
다. 피고는 현지조사를 거쳐 원고들이 2018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총 38개월 동안 ‘수급자 30명 이상인 월에 위생원을 배치하지 않고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도 않았음에도, 마치 세탁물을 전량 위탁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신고함으로써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을 위반하여 장기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수령하였다’는 사유로 2022. 4. 7. 이 사건 환수규정에 근거하여 합계 616,733,800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환수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이 사건 전체 관계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은바, 그중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판단과 직접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부당이득의 징수) ① 공단은 장기요양급여를 받은 자 또는 장기요양급여비용을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그 장기요양급여 또는 장기요양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 4. 제37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경우 ? ▣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23조(장기요양기관의 지정기준 등) ② 법 제31조 제2항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받으려는 자가 갖추어야 하는 시설 및 인력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 「노인복지법」 제34조에 따른 노인의료복지시설 :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4에 따른 시설 및 인력 ? ▣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2조(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시설기준등) ① 법 제35조의 규정에 의한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시설기준 및 직원배치기준은 별표 4와 같다.
[별표 4]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시설기준 및 직원배치기준(제22조제1항 관련) 6. 직원의 배치기준 직종별 \ 시설별시설의장사무국장사회복지사의사(한의사를 포함한다) 또는 촉탁의사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 또는 작업 치료사요양보호사사무원영양사조리원위생원관리인 노인요양시설입소자 30명 이상1명1명(입소자 50명 이상인 경우로 한정함)1명(입소자 100명 초과할 때마다 1명 추가)1명 이상입소자 25명당 1명1명(입소자 100명 초과할 때마다 1명 추가)입소자 2.5명당 1명(치매전담실은 2명당 1명)1명(입소자50명 이상인 경우로 한정함)1명(1회 급식인원이 50명 이상인 경우로 한정함)입소자 25명당 1명1명(입소자100명초과할때마다 1명 추가)1명(입소자 50명 이상인 경우로 한정함) 입소자 30명 미만 10명 이상1명1명1명1명?입소자 2.5명당 1명??1명?? 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1명?1명입소자 3명당 1명(치매전담형은 2명당 1명)????? 비고 7.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에는 위생원을 두지 않을 수 있다.
3.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원고들은 ○○기업과 세탁물 전량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모든 세탁물을 위탁해 오다가, 입소자들의 불만과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위 전량 위탁계약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소량의 개인의류 등만을 자체적으로 세탁하였는바, 이는 세탁물을 전량 위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설령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위와 같이 이 사건 요양원에서 소량의 개인의류 등을 자체적으로 세탁하게 된 구체적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는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3) 한편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정당한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은 재량행위라 할 것인바, 이를 기속행위로 보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환수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피고
1)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전량’의 사전적 의미와 이에 관한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의 취지에 의하면, 설령 원고들이 소량의 개인의류 등만을 자체적으로 세탁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2)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은 제재처분이 아니므로 행정법상 정당한 사유의 법리는 적용될 수 없고, 이와 달리 보더라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3) 한편 이 사건 환수규정에 ‘전부 또는 일부’라는 표현이 없는 점, 이 사건 환수처분은 ‘부당이득의 반환’을 위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은 기속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이유 없다.
4.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2, 4 내지 9, 11 내지 18호증, 을 제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을 제1 내지 7,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1) 이 사건 요양원의 정원은 48명이고, 현원은 평균적으로 약 46명이며, 입소자들의 평균 연령은 약 86세이다. 원고들은 2021. 11. 30. 현재 이 사건 요양원에 시설장 1명, 사회복지사 3명, 계약 의사 1명, 간호조무사 2명, 요양보호사 21명, 물리치료사 1명 등을 두고 있는데, 법령상 필요 인원보다 사회복지사 2명, 요양보호사 2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있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요양원을 설치·운영하면서 당초에는 위생원 1명을 월 160만원에 고용하여 세탁 업무를 처리하였는데, 위 위생원이 2018. 9.경 갑자기 퇴사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2018. 10.경 의료기관 세탁물 전문 처리업체인 ○○기업(대표 소외 3)에 이 사건 요양원의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게 되었는바, 세탁물을 주 2회 수거·배송하고, 용역비는 월 77만원 정액으로 하되 현저한 변동이 있을 경우 상호 협의하여 조정하기로 약정하였다.
3) 그런데 위와 같은 세탁물 위탁처리 과정에서 개인의류가 분실되거나 고온·고압처리로 인하여 손상되는 경우 등이 발생하여 입소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었고, 일부 입소자들은 입던 옷을 계속 입기를 원하여 빠른 세탁을 재촉하거나 자신의 옷이 외부로 반출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요양원의 특성상 입소자들의 상태에 따라 옷에 용변이나 토사물이 묻거나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음식물을 옷에 흘리는 경우 등이 빈번하였는데,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세탁물은 이를 임시 보관하였다가 외부 업체에 위탁하기에 적절하지 않았고, 시설과 입소자들의 위생관리를 위하여 신속하게 자체적으로 세탁할 필요가 있었다.
4)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들은 입소자들의 개인의류(겉옷, 속옷, 양말 등) 세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던 중 보건복지부(인구정책실 노인정책관 요양보험운영과)의 2017. 7. 27.자 국민신문고 질의회신(유권해석)을 보게 되었는바, 위 유권해석은 "(위생원을 두지 않을 경우) 시설내 세탁물을 전량 위탁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만, 어르신의 위생관리를 위해 일부 세탁물(속옷 등)을 시설의 판단 하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또한, 요양보호사가 추가로 세탁 업무를 함에 있어 시설장과 요양보호사간 협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하고 있었다.
5) 이에 원고들은 위생원 없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에도 요양보호사들과의 협의를 통하여 입소자들의 개인의류를 자체 세탁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전체 21명의 요양보호사들 중 입소자들의 목욕을 담당하는 소외 1, 소외 4, 소외 2 3명을 지정하여 ○○기업에 위탁하기 곤란한 입소자들의 개인의류 등을 자체적으로 세탁하되, 이를 시간외 근무로 보아 추가수당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다만 2021년 4월부터 7월까지는 소외 5가 소외 2를 대신하여 세탁업무를 수행하였다). 당시 처음에는 위 요양보호사들이 요양보호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정상 출근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여 세탁을 하기로 하고, 이를 근로계약서에도 반영하였으나(다른 요양보호사들과 달리 위 요양보호사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제4조 근로조건 부분에 "주 4일 조출시(25분) 위탁세탁물 외 잔여 세탁물(어르신 개인옷 등)을 세탁 및 정리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후 입소자들의 개인의류 등 세탁물은 어차피 목욕 후에 나오므로 일의 흐름상 세탁시간을 바꾸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위 요양보호사들의 건의를 수용하여 조기 출근하였을 때는 목욕 준비를 하고, 목욕 이후 세탁물이 나올 때 세탁을 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6) 입소자들의 개인의류 등 세탁물은 그리 많지 않았고, 세탁 역시 손빨래가 아니라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는바, 위 요양보호사들이 추가적인 세탁업무에 들인 시간은 1일 약 15분 내지 25분 정도였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매월 합계 약 25만 원 내지 30만 원을 추가수당으로 지급하였다. 한편 원고들이 위 과정에서 당초 ○○기업과 약정하였던 월 77만 원의 용역대금을 감액하지는 않았는데, 이는 위와 같이 자체 세탁하는 세탁물이 소량이었기 때문이다.
7) 원고들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 사건 요양원의 세탁물을 처리해 오던 중 2021. 12.경 다른 요양시설 등으로부터 위와 같은 경우에도 ‘세탁물 전량 위탁처리’ 위반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즉시 자체 세탁을 중단한 후 다시 위생원을 채용하였다.
8) 한편 이 사건 요양원에서 입소자들의 개인의류 등을 자체 세탁함으로 인하여 적절한 요양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바, 원고들이 제공한 요양서비스에 대하여 입소자 내지 보호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피고가 그 적절성을 지적한 바는 없었다.
나.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 않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는 당해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처분청인 피고에게 그 적법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6두12937 판결, 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두66869 판결 등 참조).
침익적 행정처분은 상대방의 권익을 제한하거나 상대방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그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를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5두37815 판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5두37815 판결 등 참조), 해당 법령 자체에 그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법령상 용어의 해석은 그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해당 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두3978 판결,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두5166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조항은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에는 위생원을 두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전량’이란 ‘전체의 분량이나 수량’을 의미함이 명백하므로 더 이상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의 취지와 요양원의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전량’의 의미를 그와 같이 사전적 의미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에 위 ‘전량’의 엄밀한 정의나 구체적 포섭범위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이 입소자 30명 이상의 요양시설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위생원을 두도록 하면서도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는 경우에는 위생원을 두지 않을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위생원의 존재 그 자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요양보호사 등이 과도한 세탁업무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게 함으로써 입소자들에게 적정한 양질의 급여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위와 같이 보지 않는다면 왜 30명 미만의 요양시설에는 위생원이 필요하지 않은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요양원의 특성상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세탁물을 외부에 위탁하지 않고 신속하게 자체적으로 세탁할 필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예컨대 용변이나 토사물이 심하게 묻은 속옷 등까지 모두 외부에 위탁하여 세탁하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이를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시설과 입소자의 위생을 개선하고자 하는 법령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한편 앞서 본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의하면 일정한 경우에는 요양원에서 자체 세탁을 하더라도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바, 즉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스스로 요양원 내 자체 세탁이 허용되는 일정한 예외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이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법규성을 가지는지,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는지 등의 문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전량’을 단순히 형식적·문언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할 것인바, 보다 실질적·규범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즉 세탁물의 전량 위탁처리 여부를 말 그대로 ‘100%’ 위탁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서는 안 되고, ‘최소한의 세탁물’은 위생원 없이도 자체 세탁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문제는 과연 어떤 경우에 일부 세탁물을 요양원에서 자체 세탁하더라도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유권해석의 의미는 ‘입소자의 위생관리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 일회적·단기적으로 일부 세탁물을 시설 내에서 처리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취지일 뿐이라고 하나, 위 질의회신의 어디에도 ‘부득이한 경우’에만 허용된다거나 ‘일회적·단기적인 경우’만 허용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는바, 위 질의회신의 의미를 반드시 피고의 주장과 같이 극히 제한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사실 ‘부득이한 경우의 일회적·단기적 세탁’은 위와 같은 유권해석이 없더라도 어차피 제재할 수 없는 것으로서, 예컨대 요양보호사가 입소자의 용변이 묻은 옷을 1회 세탁하였다고 하여 이를 제재하는 것은 건전한 상식과 사회통념에 반한다 할 것인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경 위 질의회신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위 질의회신의 취지는 ‘입소자의 위생관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요양보호사 등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세탁물을 시설 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할 것인바, 즉 노인장기요양보험법령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한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 필요·최소한의 자체 세탁은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세탁물 전량 위탁처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라) 그러므로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원래 위생원을 두고 있었다가, 그 위생원이 퇴직하는 바람에 세탁물을 ○○기업에 전량 위탁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류의 분실·손상 등이 발생하고 용변이나 토사물 등이 묻은 옷 등을 신속하게 세탁할 필요가 있어,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확인한 후, 그에 따라 요양보호사 3명을 지정하여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입소자 개인의류 등 소량의 세탁물만을 자체 세탁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의 용역대금은 그대로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원고들은 단순히 ‘위생원을 두지 않고 세탁물을 자체 세탁’한 것이 아니라, ‘세탁물을 위탁처리하면서 부득이한 세탁물은 자체 세탁’한 것이다. 이러한 구체적 경위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입소자들의 개인의류 등 일부 세탁물을 요양보호사들을 통하여 자체적으로 세탁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 원고들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80. 5. 13. 선고 79누25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 등 참조). 즉 위반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 그것을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을 그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등 참조), 책임주의의 원칙상 해당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가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는 위반사유의 발생을 회피하는 것을 당사자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 위반을 비난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이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며(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두46175 판결 등 참조), 관련 법령이 충돌되는 것 같은 외관이 초래됨으로써 그 해석·적용상의 혼란 등으로 인하여 위반자가 자신의 행위가 관련 법률에 의하여 허용된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었던 것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와 같은 경우에도 이를 부과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1두39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설령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처리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에게는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가) 피고는, 이 사건 환수처분은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것일 뿐 ‘제재처분’이 아니므로 이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의 법리는 애당초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행정기본법 제2조 제5호가 제재처분을 ‘법령 등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거나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다만, 제30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행정상 강제는 제외)’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이 사건 환수처분이 위 정의규정에 포섭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법상 정당한 사유의 법리는 해당 규정의 기계적·형식적 적용에 따른 실질적으로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불문(不文)의 원칙으로서, 행정기본법의 제정·시행 이전에 이미 판례를 통하여 확립된 것인바, 이는 반드시 행정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협의의 제재처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광의의 제재적 행정처분 또는 침익적 행정처분 일반에 관하여 그대로 적용 내지 유추적용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로서는 ○○기업에 세탁물을 위탁한 이후 입소자들의 불만과 위생관리상 필요가 발생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확인하고 요양보호사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야기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자체 세탁은 허용된다고 생각하였으며, 이에 위 위탁계약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전체 21명의 요양보호사들 중 단 3명을 지정하여 추가수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를 정식으로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채 이 사건 자체 세탁에 이르렀고, 이후 위와 같은 경우에도 법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즉시 자체 세탁을 중단하고 위생원을 다시 채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원고들은 기존 세탁물 위탁계약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이 사건 자체 세탁을 하였던 것인바, 이는 오로지 입소자들의 편의와 위생 및 더 좋은 요양서비스를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만일 원고들이 이 사건 자체 세탁이 위법함을 알았다면, 심지어 6억 원이 넘는 거액을 환수당할 수 있음을 알았다면, 어차피 ○○기업에 모든 세탁물을 위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추가적인 비용과 노력을 들여가면서까지 일부 세탁물을 자체 세탁할 이유는 전혀 없었을 것인바, ○○기업에 모든 세탁물을 100% 위탁처리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해당 법령의 해석·적용상 혼란으로 인하여 그 의무의 내용 내지 구체적 범위를 제대로 알지 못한 나머지 이 사건 자체 세탁이 허용된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었던 것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 것이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들에게 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였고, 따라서 이 사건 자체 세탁을 이유로 원고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할 것인바, 원고들에게는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이렇게 보는 것이 이 사건 조항을 기계적·형식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가혹한 결과를 방지하는 해석이다.
다) 한편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이 필요한지의 문제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모든 범법행위에는 최소한의 부당한 동기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 사건과 같이 부당한 급여비용 수령이 문제되는 경우라면 일응 부당한 경제적 동기가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만일 위생원을 고용하였다면 부담하였을 금액은 월 160만 원 가량이고, 원고들이 ○○기업과 체결한 용역대금은 월 77만 원이며, 이 사건 자체 세탁 과정에서 원고들이 요양보호사 3명에게 지급한 추가수당은 월 25만 원 내지 30만 원임을 알 수 있는바, 원고들은 위생원을 고용하지 않음으로써 월 160만 원 가량을 절약하였으나 이 사건 자체 세탁 과정에서 합계 월 11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하였다. 결국 원고들이 이 사건을 통하여 얻은 경제적 이익은 약 50만 원 정도에 불과한데, 이 사건 환수금액은 월 11,307,140원 내지 19,801,610원에 이르는바, 원고들이 월 50만 원의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월 2,000만 원에 가까운 환수, 최종적으로는 합계 6억 원이 넘는 환수의 위험을 감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즉 원고들에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소한의 위법성 인식이 없었음은 물론, 납득할 만한 부당한 동기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 역시 이 부분 판단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라. 이 사건 환수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는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되는 규정의 체재·형식과 그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2. 9. 선고 98두17593 판결,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등 참조).
처분의 근거 법령이 행정청에 처분의 요건과 효과 판단에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였는데도, 행정청이 자신에게 재량권이 없다고 오인한 나머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전혀 비교형량하지 않은 채 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위법사유가 된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4두10691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환수처분은 재량행위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이를 기속행위로 보아 아무런 재량적 고려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가) 이 사건 환수규정, 즉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 제1항(‘거짓이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 그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에 의한 환수처분이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대법원 판례는 없다. 다만 종래의 실무는 ‘한정된 재원으로 노인 등에게 효율적이고도 적정한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함으로써 노후의 건강 증진과 생활 안정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입법 취지, 장기요양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법의 문언 및 위 조항에 따른 징수는 원래대로라면 지급받을 수 없는 장기요양급여비용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아간 사람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처분이 아니라 잘못 지급된 돈을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지닌 처분인 점’ 등을 근거로 하여 이를 기속행위로 해석하였던 것으로 보이고[서울고등법원 2020. 8. 19. 선고 2019누65575 판결(대법원 2020. 12. 24. 자 2020두49447 판결로 심리불속행 확정) 등 참조], 이 사건 제1심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환수처분을 기속행위라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대법원은 구 국민건강보험법(2023. 5. 19. 법률 제194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7조 제1항(‘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받은 경우 그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에 의한 환수처분에 관하여 ‘법령의 문언상 일부 징수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는 점, 위 조항은 요양기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지급청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바람직한 급여체계의 유지를 통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는 점,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침익적 성격이 큰 점’ 등을 들어 재량행위라고 선언하였는바(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두39996 판결,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두44838 판결 등 참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 또한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처분과 그 취지가 다르지 않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환수처분 역시 재량행위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구 국민건강보험법은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여 ‘전부 또는 일부’라는 문언을 두고 있는 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고만 규정함으로써 ‘전부 또는 일부’라는 문언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위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환수처분은 기속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결국 법문에 ‘전부 또는 일부’라는 문언이 있으면 재량행위이고, 없으면 기속행위라는 것인데,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는 단순히 ‘전부 또는 일부’라는 문언에만 근거한 것이 아닌바, 그 진정한 취지는 ‘급여의 내용과 급여비용의 액수, 불법의 내용과 정도, 부당한 이익의 귀속과 정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환수는 부당하다’는 점에 있다 할 것이므로(즉 위 대법원 2015두39996 판결은 ‘일부’라는 표현이 있으면 재량행위, 없으면 기속행위라는 형식적·문언적 해석의 결과가 아니라, ‘과도한 환수는 부당하다’는 실질적·목적적 해석의 결과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환수처분은 제재를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지닌 처분이므로 기속행위라고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처분 역시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지닌 처분인바(위 대법원 2015두39996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2다2783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환수처분이 부당이득반환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이 이를 기속행위라고 보아야 할 근거가 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마) 비례의 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서 당연히 파생되는 헌법상의 기본원리로서,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된다(헌법재판소 1992. 12. 24. 선고 92헌가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그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6누10096 판결 등 참조). 특히 처분상대방의 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제재처분의 경우 의무위반의 내용과 제재처분의 양정(양정) 사이에 엄밀하게는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 비례 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의무위반의 내용에 비하여 제재처분이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8두48298 판결 등 참조).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에 있어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과실이 필요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적어도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례한 처분을 위하여 처분양정에 있어서는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와 과실로 인한 위반행위 등을 구분할 필요가 있고, 실제로 대법원 역시 구 국민건강보험법상 업무정지처분과 관련하여 ‘속임수’와 ‘그 밖의 부당한 방법’을 구분하여 이를 처분양정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9두52980 판결 등 참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에 있어서도 이러한 취지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인바, 만일 이를 기속행위로 본다면 ‘거짓’을 사용한 경우와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경우에 있어 양자 사이에 처분양정을 달리할 여지 자체가 없어지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환수처분은 재량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바) 더욱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은 그 환수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에서도 경우에 따라 과도한 환수가 될 수 있는 필연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의 법령(고시)은 ‘여러 직종 중 한 직종이라도 인력배치기준을 위반하면 수가 감산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을 추가배치해서 받은 수가 가산액까지 모두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으나, 최근 법령(고시)의 개정으로 위와 같은 경우 ‘위반사항에 대한 감산만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는바, 이러한 개정이 단순한 ‘정책의 변경’에 불과한지 아니면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과도한 환수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에 기반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할 것이다(만일 종전의 규율이 적극적으로 타당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굳이 이를 개정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 사건 환수금액 역시 마찬가지인데, 원고들의 위반사항은 위생원을 두지 않은 것에 한정되지만, 이로써 원고들은 위생원을 두지 않은 부분에 대한 감산은 물론 요양보호사 등 다른 직종에 대한 가산액까지 모두 환수당하게 된다(이 사건 전체 환수금액 616,733,800원 중 인력배치기준 위반에 따른 감산은 3434,391,980원이고,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에 따른 가산액은 272,341,820원이다). 비록 위와 같은 개정이 이 사건 행위와 처분 이후에 이루어졌고,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도 없는 이상 이 사건에 위 개정 법령(고시)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위와 같은 개정의 취지는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사) 한편 처음부터 지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급된 돈을 환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기속행위에 해당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 제1항에 의한 보험급여 환수처분에 관하여 무조건적인 환수를 부정하였고(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27159 판결 등 참조), 일응 기속행위로 보이는 사회복지사업법 제42조 제3항 단서에 따른 보조금 환수처분 역시 재량행위라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두54112 판결 등 참조). 물론 전자의 판결은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구분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관한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달리 해당 조항에 ‘전부 또는 일부’라는 문언이 있으므로, 양자 모두 이 사건 환수규정의 해석과 직접 관련된 법리라고 보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이고 과도한 환수를 방지하고자 하는 위 판결들의 취지는 이 사건 환수처분의 적법성 판단에서도 충분히 참조할 수 있다.
아) 또한 환수처분에 있어서는 이미 지급된 돈의 성격이 무상인지 유상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급여비용은 단순한 보조금 등이 아니라 이미 제공한 급여에 대한 비용을 상환하는 것인바, 이 점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급여비용과 그 성격이 유사하다. 그런데 앞서 본 대법원 2015두39996 판결은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처분을 재량행위로 해석하여야 하는 이유에 관하여 ‘요양기관으로서는 부당이득징수로 인하여 이미 실시한 요양급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므로 침익적 성격이 크다’는 점을 핵심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은 재량행위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마. 소결론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① 원고들이 세탁물을 전량 위탁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사유를 인정하기 어렵고, ② 이와 달리 보더라도 원고들에게는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할 것이며, ③ 한편 이 사건 환수처분은 재량행위임에도 피고는 이를 기속행위로 보아 아무런 재량적 고려 없이 처분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환수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환수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구회근(재판장) 배상원 최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