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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인쇄회로기판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서 2019. 9. 25. 폐수배출시설 변경허가를 받아 공장 안에 설치된 폐수배출시설 및 수질오염방지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변경하고, 2019. 10. 7. 피고에게 가동시작 신고를 한 다음 2019. 11. 4.까지 이 사건 시설의 시운전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9. 11. 14. 이 사건 시설의 가동상태를 점검하고, 위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시료(이하 ‘이 사건 시료’라 한다)를 채취하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다.
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2019. 11. 20. 피고에게 이 사건 시료에서 구 「물환경보전법」(2019. 11. 26. 법률 제166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물환경보전법’이라고 한다) 제32조에 따른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아연(Zn) 5mg/L 이하]을 초과하는 111.3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라 한다).
라. 이에 피고는 2019. 11. 21. 원고에게 물환경보전법 제39조에 따른 개선명령과 함께 같은 법 제42조 제1항 제1호, 제71조에 따른 조업정지 5일의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물환경보전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피고에게 위 개선명령을 이행하였음을 보고하고, 2019. 11. 22. 위 조업정지처분을 갈음하여 과징금 부과처분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피고는 2019. 11. 28. 위 조업정지처분이 원고의 대외적인 신용도 하락 및 고용불안 등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아 물환경보전법 제43조 제1항 제4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46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위 조업정지처분을 갈음하여 10,5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가 배출한 수질오염물질이 물환경보전법 제32조에 따른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물환경보전법 제41조 제1항 제2호 (가)목,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45조에 따라 219,464,690원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과 함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바. 한편 피고는 2019. 11. 26. 이 사건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시료를 다시 채취하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는데, 그 분석 결과 배출허용기준 미만인 0.317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
2.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수질오염물질이 배출되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1, 2점)
가. 관계 법령 및 관련 법리
(1) 행정청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판결 참조). 환경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행정청이 채취한 시료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아 제재처분을 한 경우, 이 역시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으로서 그 전제가 되는 실험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2)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 법령에 해당하는 물환경보전법 제32조 제1항은 "폐수배출시설(이하 ‘배출시설’이라 한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은 환경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4조 [별표 13] 수질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은 ‘2. 항목별 배출허용기준’ 항목에서 아연(Zn)의 배출허용량을 5mg/L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수질오염물질 및 그 유해성 등의 측정·분석·평가 등의 통일성 및 정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2019. 12. 24. 국립환경과학원고시 제20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이 제정되어 있고, 같은 법 제8조는 "환경분야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오염도를 기록·제출·공표하거나 행정처분 등의 근거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 법이 정하는 공정시험기준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고시 ‘ES 04130.1d 시료의 채취 및 보존 방법’ 항목 중 ‘3.0 시료채취 시 유의사항’은 "시료 채취 용기는 시료를 채우기 전에 시료로 3회 이상 씻은 다음 사용하며, 시료를 채울 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료의 교란이 일어나서는 안 되며 가능한 한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을 짧게 하여 채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항목 중 ‘5.0 시료의 보존방법’은 "채취된 시료를 현장에서 실험할 수 없을 때에는 따로 규정이 없는 한 표 1의 보존방법에 따라 보존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보존기간 이내에 실험을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표 1. 보존방법]은 ‘금속류(일반)’에 대한 보존방법으로 ‘시료 1L당 질산(HNO3) 2mL 첨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이 수질오염물질을 측정함에 있어 시료채취의 방법, 오염물질 측정의 방법 등을 정한 이 사건 고시는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그 절차상 하자가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5704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때에도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은 행정청이 그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소속 공무원이 이 사건 시료를 채취·보존하면서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이 사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제한 다음,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를 신빙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시는 채취된 시료를 현장에서 실험할 수 없을 때에는 시료 1L당 질산 2mL를 첨가하여 시료를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에 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피고는 이 사건 시료를 채취하여 현장에서 실험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질산을 첨가하지 아니한 채로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시료의 보존방법을 위반한 이상, 그러한 위반에도 불구하고 시료의 교란 또는 변질가능성이 없다는 사정을 피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제출한 대학 교수의 의견서(을 제22호증)에는 ‘초기 시료채취 시 첨가하는 질산 보존제는 시료 속에 존재하는 아연의 질량균형(mass balance)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보존제 첨가 유무가 아연 총량을 측정한 분석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별다른 과학적인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원심은 질산의 미첨가와 시료의 교란 또는 변질가능성 사이의 과학적 상관관계를 검증·확인하기 위한 별다른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피고가 임의로 작성 받아 제출한 위와 같은 의견서의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시료에 질산을 첨가하지 않았더라도 검사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였다.
(나) 또한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에서 배출허용량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111.3mg/L의 아연이 검출된 이후 불과 12일 만에 다시 채취한 시료에서는 배출허용량을 밑도는 0.317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 원고가 첫 번째 오염도검사 이후 개선명령을 이행하는 등의 과정에서 이 사건 시설에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가하였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은 이상, 원심은 마땅히 위와 같이 단기간에 아연의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이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 점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 중 오로지 아연만 기준치를 현저하게 초과하고 다른 금속 물질은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되었는데, 피고는 그 원인에 관하여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피고가 지목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시설의 관리 소홀이 원인이라면 다른 수질오염물질의 농도도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임에도 유독 아연만 배출허용량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수치로 검출된 이유가 해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
(2)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료의 채취 및 보존 절차와 방법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였는데 그 절차상 하자는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의 신빙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판례 · 대법원
조업정지처분취소
2021두58912
선고 2022.09.16
일반행정
대법원
법원
2022.09.16
선고일
2021두58912
사건번호
일반행정
사건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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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행정청이 채취한 시료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환경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아 제재처분을 한 경우,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행정청의 판단으로서 존중되어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수질오염물질 측정에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국립환경과학원 고시인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경우,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한지 판단하는 방법 및 이때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청)
[2] 수질오염물질 측정에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국립환경과학원 고시인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경우,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한지 판단하는 방법 및 이때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행정청)
판결요지
[1] 행정청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환경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행정청이 채취한 시료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아 제재처분을 한 경우, 이 역시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으로서 그 전제가 되는 실험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2] 수질오염물질을 측정하는 경우 시료채취의 방법, 오염물질 측정의 방법 등을 정한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2019. 12. 24. 국립환경과학원고시 제20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위 고시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절차상 하자가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다만 이때에도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은 행정청이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2] 수질오염물질을 측정하는 경우 시료채취의 방법, 오염물질 측정의 방법 등을 정한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2019. 12. 24. 국립환경과학원고시 제20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위 고시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절차상 하자가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다만 이때에도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은 행정청이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1]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판결(공2016상, 368) / [2]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57042 판결
전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엠엔씨텍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범균 외 4인)피고, 피상고인
안산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인철)원심판결
수원고법 2021. 10. 22. 선고 2020누14881 판결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원고의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인쇄회로기판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서 2019. 9. 25. 폐수배출시설 변경허가를 받아 공장 안에 설치된 폐수배출시설 및 수질오염방지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변경하고, 2019. 10. 7. 피고에게 가동시작 신고를 한 다음 2019. 11. 4.까지 이 사건 시설의 시운전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9. 11. 14. 이 사건 시설의 가동상태를 점검하고, 위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시료(이하 ‘이 사건 시료’라 한다)를 채취하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다.
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2019. 11. 20. 피고에게 이 사건 시료에서 구 「물환경보전법」(2019. 11. 26. 법률 제166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물환경보전법’이라고 한다) 제32조에 따른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아연(Zn) 5mg/L 이하]을 초과하는 111.3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라 한다).
라. 이에 피고는 2019. 11. 21. 원고에게 물환경보전법 제39조에 따른 개선명령과 함께 같은 법 제42조 제1항 제1호, 제71조에 따른 조업정지 5일의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물환경보전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피고에게 위 개선명령을 이행하였음을 보고하고, 2019. 11. 22. 위 조업정지처분을 갈음하여 과징금 부과처분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피고는 2019. 11. 28. 위 조업정지처분이 원고의 대외적인 신용도 하락 및 고용불안 등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아 물환경보전법 제43조 제1항 제4호,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46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위 조업정지처분을 갈음하여 10,5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가 배출한 수질오염물질이 물환경보전법 제32조에 따른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물환경보전법 제41조 제1항 제2호 (가)목, 물환경보전법 시행령 제45조에 따라 219,464,690원의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과 함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바. 한편 피고는 2019. 11. 26. 이 사건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시료를 다시 채취하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는데, 그 분석 결과 배출허용기준 미만인 0.317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
2.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수질오염물질이 배출되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1, 2점)
가. 관계 법령 및 관련 법리
(1) 행정청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판결 참조). 환경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이 법령에 정량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행정청이 채취한 시료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검사결과를 회신받아 제재처분을 한 경우, 이 역시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관한 판단으로서 그 전제가 되는 실험결과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2)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 법령에 해당하는 물환경보전법 제32조 제1항은 "폐수배출시설(이하 ‘배출시설’이라 한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은 환경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4조 [별표 13] 수질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은 ‘2. 항목별 배출허용기준’ 항목에서 아연(Zn)의 배출허용량을 5mg/L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수질오염물질 및 그 유해성 등의 측정·분석·평가 등의 통일성 및 정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구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2019. 12. 24. 국립환경과학원고시 제2019-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이 제정되어 있고, 같은 법 제8조는 "환경분야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오염도를 기록·제출·공표하거나 행정처분 등의 근거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 법이 정하는 공정시험기준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고시 ‘ES 04130.1d 시료의 채취 및 보존 방법’ 항목 중 ‘3.0 시료채취 시 유의사항’은 "시료 채취 용기는 시료를 채우기 전에 시료로 3회 이상 씻은 다음 사용하며, 시료를 채울 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시료의 교란이 일어나서는 안 되며 가능한 한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을 짧게 하여 채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항목 중 ‘5.0 시료의 보존방법’은 "채취된 시료를 현장에서 실험할 수 없을 때에는 따로 규정이 없는 한 표 1의 보존방법에 따라 보존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보존기간 이내에 실험을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표 1. 보존방법]은 ‘금속류(일반)’에 대한 보존방법으로 ‘시료 1L당 질산(HNO3) 2mL 첨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이 수질오염물질을 측정함에 있어 시료채취의 방법, 오염물질 측정의 방법 등을 정한 이 사건 고시는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시료채취의 방법 등이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에 위반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에 기초하여 내려진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그 절차상 하자가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5704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때에도 시료의 채취와 보존, 검사방법의 적법성 또는 적절성이 담보되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실험결과를 믿을 수 있다는 사정은 행정청이 그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소속 공무원이 이 사건 시료를 채취·보존하면서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이 사건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제한 다음,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를 신빙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고시는 채취된 시료를 현장에서 실험할 수 없을 때에는 시료 1L당 질산 2mL를 첨가하여 시료를 보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에 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피고는 이 사건 시료를 채취하여 현장에서 실험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질산을 첨가하지 아니한 채로 오염도검사를 의뢰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시료의 보존방법을 위반한 이상, 그러한 위반에도 불구하고 시료의 교란 또는 변질가능성이 없다는 사정을 피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점을 증명하기 위하여 제출한 대학 교수의 의견서(을 제22호증)에는 ‘초기 시료채취 시 첨가하는 질산 보존제는 시료 속에 존재하는 아연의 질량균형(mass balance)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보존제 첨가 유무가 아연 총량을 측정한 분석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별다른 과학적인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원심은 질산의 미첨가와 시료의 교란 또는 변질가능성 사이의 과학적 상관관계를 검증·확인하기 위한 별다른 심리도 하지 아니한 채 피고가 임의로 작성 받아 제출한 위와 같은 의견서의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시료에 질산을 첨가하지 않았더라도 검사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였다.
(나) 또한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에서 배출허용량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111.3mg/L의 아연이 검출된 이후 불과 12일 만에 다시 채취한 시료에서는 배출허용량을 밑도는 0.317mg/L의 아연이 검출되었다. 원고가 첫 번째 오염도검사 이후 개선명령을 이행하는 등의 과정에서 이 사건 시설에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가하였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은 이상, 원심은 마땅히 위와 같이 단기간에 아연의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이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 점에 관하여 제대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 중 오로지 아연만 기준치를 현저하게 초과하고 다른 금속 물질은 기준치 미만으로 검출되었는데, 피고는 그 원인에 관하여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피고가 지목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시설의 관리 소홀이 원인이라면 다른 수질오염물질의 농도도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임에도 유독 아연만 배출허용량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수치로 검출된 이유가 해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
(2)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료의 채취 및 보존 절차와 방법은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였는데 그 절차상 하자는 채취된 시료를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첫 번째 오염도검사 결과의 신빙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